#변외편
인생에 변주를 주고 싶었다
그렇게 결심한 자취가 시작됐다
20년 넘게 같은 집 같은 동네에서 살았고
혼자 다녀온 장기 여행을 제외하고는
부모님과 떨어져 산 순간이 단 한번도 없었다
그게 익숙했고 가족이니
함께 사는 것이 당연하다 생각했다
그리고 그 당연함을 너무 당연하게 느끼는
못난 시기가 찾아왔다
언젠가 서울에 사는 친구가
서울에서 자취를 시작한다며 독립을 이야기했을 때
왜라는 호기심과 의문을 갖기도 했었다
근데 그런 궁금증을 최근의 내가 받곤했고
혼자 잘 살아보는 시간이 필요할 것 같아서
더 열심히 더 부지런히 살기 위해서라고 대답했다
사실 회사생활을 시작한 뒤로
돈도 벌고 사회에 속해 바쁘게 살다 보니
어른이 되었다는 작은 착각에 빠져있었다
그렇게 태어나 처음으로 독립을 준비하고
이사까지 완료하는 과정에서 마주한 엄마아빠는
자연스럽게 알고 해내는 것들이 많은 진짜 어른이었고
처음 겪는 상황에 당황하고 어려움을 겪는
나를 도와주셨다
그 과정에 왜는 없었고 자연스러움만 있었다
당연하게 딸을 돕는 모습
스스로 많은 것을 해냈다고 생각했지만
가까이서 누리고 조금은 당연하다 생각했던 부모님의 보호
그 당연함을 받는 순간이
오늘은 이상할 정도로 강렬하게 다가왔다
마치 어릴 적 모르던 게 많던 때
부모님의 손길에 의지했던 것처럼
시간이 흘렀음에도 나는 부모님의 어린 딸이라는
애정을 느끼는 순간들
사는 법을 배우려 시작한 독립 첫 날
(본가에서 걸어서 7분 정도의 장거리지만🤗)
무언가를 해냈다는 큰 성취와
그보다 더 진한 가족의 존재가 있었다
엄빠 사랑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