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02 촬영
그림이 아닌 사진으로는 처음 인사드립니다.
제가 최근에 카메라에 꽂혀서 샀어요...😏
작년 이맘쯤 오일파스텔과 그림에 꽂혔던 것처럼
갑자기 느낌 있는 사진들이 찍고 싶어졌거든요.
꽂히면 해내야하는 성격이라 열심히 모델을 추천 받은 뒤
당근을 뒤져 생애 첫 전자기기를 중고로 구했답니다.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카메라를 끄적이고 사진을 찍는 것이
꽤나 즐거워요. 종종 그림 대신 사진으로 찾아올 예정이니
새로운 행자화실도 기대해주세요! 📸
오늘 보여드린 사진들은 요새 저의 일상을 채우고 있는
소중한 인연들과의 추억을 담아낸 사진입니다.
첫번째는 만두 맛집을 다니다 모여서 요리하는 재미에 빠진
동기 언니들과의 약속 때 받은 청주와 꽃이고,
두번째는 과거 소개해드렸던 카페 헤비로테이트의 모습이에요.
혹시 시절인연이라는 말 아시나요? 뜻을 검색해보니
"모든 사물의 현상은 시기가 되어야 일어난다는 말" 이라고 해요.
단순히 특정 시절에 만난 인연을 말하는 단어라고 생각했는데
불교 용어라는 걸 최근에 알게되었답니다.
개인적으로 시절인연을 자주 경험했던 것 같아요.
생각하지도 못했던 새로운 취미를 정말 갑자기 시작한다던가
어떤 친구와 갑자기 친해져 어쩌다 이렇게 친해졌지? 싶은 순간이나
또 반대로 누구가와 자연스레 멀어진 상황 등등
꽂히는 것들이 생겼을 때는 즐겁기만 했는데
멀어진 것을 발견했을 때는 놓쳐버린 것만 같은 아쉬움도 컸었어요.
하지만 이 과정을 겪다보니 저만의 작은 믿음이 생겼는데
바로 '내가 갑자기 하고 싶고, 무언가에 강하게 끌린다는 건
미래의 어떤 순간과 이어질 내가 나를 어딘가로 이끄는 힘'이라는 것
과거의 순간들이 지금의 저를 만들어 내고,
모든 경험은 언젠가 쓰일 때가 있다고 생각하는 편인데
그 생각이 특정 순간에 지금 실현되고 있음을 느낄 때가 있어요.
파편처럼 흩어져있던 것들이 착착 모여서 퍼즐처럼 완성되는 순간
식물에 꽂혀서 열심히 키웠던 기억으로 자취방을 식물로 채우며
주변인들에게 식물 기르는 재미와 팁을 알려줄 때나
과거에 봤던 요리 프로그램, 엄마와의 장보기 시간들 때문에
식재료를 고르고 뚝딱뚝딱 요리할 줄 아는 모습이나
한 때 꽂혀서 자주 갔던 카페 사장님과 직원 분들과 친해져서
아지트처럼 드나들고 이야기와 고민을 나누는 순간 등
그리고 지난주에는 헤비로테이트에서 카메라를 끄적이다
뭔가 고장난 것처럼 기능이 이상해서 뭐지 싶었는데
갑자기 똑같은 회사의 카메라를 들고온 손님들을 마주쳐
도움을 청하고 해결한 신기한 순간도 있어요. ☺️
과거의 것들이 모여 지금의 내가 된 것은 정말 특별하고 신기해요.
뜬구름 잡는 이야기처럼 길게 적어내려간 글이지만
이 마음을 느껴본 적 있다면 공감하며 읽어주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혹시 계시다면 아래 피드백 링크에서 제게 꼭 들려주세요.ㅎㅎ
여러분들의 이야기도 궁금해지는 오늘의 주제였습니다!
-벌써 2월의 마지막 순간을 마주한 행자 드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