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03 촬영
안녕하세요! 지난주 말도 없이 휴재 후 인사드리는 행자입니다.
제목처럼 저는 지난 발행일 무렵 첫 코로나에 걸렸습니다. 😷
처음에는 단순 목감기나 컨디션 저하라고 생각했는데
다들 말하는 쎄한 느낌이 오고 고통이 시작되어 확인해보니
키트에서 두 줄이 나타났고 그때부터 꼬박 3일을 앓아눕고
일주일 동안 후유증에 시달렸네요.
한창 유행일 때는 이 비실한 몸이 잘 버텨내더니
갑작스레 찾아온 코로나는 상상 이상으로 아팠습니다.
사람들이 걸렸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물 많이 먹고 푹 쉬고 약 챙겨먹으라는 다소 뻔한 말을 건넸지만
막상 걸려보니 그 말이 어찌나 위로가 되고
큰 힘이 되었는지 모르겠어요.
좀 더 진심을 담아 말해줄 걸 하는 작은 후회도 있었습니다.
한때 나도 걸려서 쉬고 싶다라는 어리석은 마음도 들었으나
'다 필요 없고 건강이 최고다.'라는 생각과 함께
남이 겪은 걸 내가 겪기 전에는 절대 모르겠구나 하는
작지만 큰 깨달음도 얻었어요.
회복을 한 후에는 오래 전 친구와 약속했던
강릉 여행에 다녀왔습니다.
저는 해외 여행 경험이 국내 여행보다 많은 편이에요.
국내 여행은 시간 내서 갈 정도로 매력적인가? 싶기도 했고
익숙한 풍경과 말들, 음식들이 가득할테니
색다른 기분을 느끼지 못할 것이라 생각했어요.
하지만 이번에 다녀온 강릉 여행은 정말 달랐습니다.
KTX를 타고 약 3시간 만에 바다에 도착한 순간은
상상 이상으로 강렬했어요. 도착하기 직전까지 친구에게
'바다에 큰 감흥이 없는 편이다.'
'보면 보는 거고, 바다의 매력은 아직은 모르겠다.' 라고 했는데
넓은 해변가를 가득 채우며 울리던 파도 소리
탁 트인 시야, 비릿한 바다내음, 시원하게 부는 바닷바람에
순간적으로 압도되었답니다.
또한, 고작 세시간이라는 짧은 시간 이동했을 뿐인데
땅 끝에 도착해 더이상 디딜 곳 없이
넓게 펼쳐진 바다 앞에 서 있다는 사실이
제게 참 크게 다가오더라구요.
바다 외에도 강릉 음식들도 참 맛있었고
만났던 택시 기사님들도 친절하고 정이 넘치셨어요.
나중에 여유가 될 때 한적하게 살아도 좋겠다. 싶으면서
더 많은 국내 여행을 떠나보고 싶다는 결심이 생겼답니다.
그렇게 저의 3월은 상상하지 못했던 코로나와
상상 이상으로 행복했던 강릉 여행으로 마무리 중입니다.
오늘 보여드린 사진도 강릉에서 찍은 사진이에요.
카메라와 함께한 첫 여행이었는데 아무리 힘들고 지치더라도
여행길에서 카메라를 놓치지 않기로 마음 먹었어요.
남는 건 사진이야! 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지만
카메라로 남긴 여행에서의 순간은 참 아름다웠습니다.
오랜만에 찾아왔더니 하고픈 말이 많아 글이 길어졌네요.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우리 아프지 말고 건강하게 벚꽃 구경가기로 해요! 🌸
-찾아오는 봄에 설레는 마음 가득한 행자 드림.- |